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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ésister

불어 하나, 생각 한 줌

by 심리 스케쳐 심리 스케쳐 2021. 4. 1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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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하고픈 불어 단어/표현 : résister [ʀeziste]

뜻 : '반항하다', '대항하다', '맞서다' etc..

쓰임: 주로 전치사 'à'와 함께 '~에 반항하다, 맞서다'로 쓰임. (résister à~)

예시 : On résiste à l'oppression. (우리는 억압에 대항해요.)

 

≪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La Liberté guidant le peuple)≫, DELACROIX (1830)

 

프랑스에서 살다 보면 프랑스 사회와 국민들이 불평등한 사회 체제에 대항하여 일으켜 대성공까지 한 프랑스 시민 대혁명(Révolution française, 1789년)에 대해 매우 자부심을 느낀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프랑스에서 행정 처리를 하기 위해 행정 기관에 들어가면 시민 혁명 당시의 슬로건이자 프랑스 국가의 표어가 된 '자유, 평등, 박애' (Liberté, Égalité, Fraternité) 가 크게 써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저항 정신, '레지스탕스 정신'이 국민의 의식에도 많이 잡혀 있어서인지, 어떤 문제에 대하여 잦은 시위와 토론, 혹은 사회 운동이 프랑스 사회 내에서 참 활발하다. 하지만 또 이 때문일까? 일반화를 하면 안되긴 하지만, 프랑스에서 살면서 참 많은 프랑스인들이 항상 어떤 문제에 대하여 툴툴거리며 불만이 많은 것을 (문제에 대해 많이 말하면서도 또 아이러니하게도 문제는 잘 고치지 않는다...)자주 목격했다. 이 점은 내 주위 프랑스인 지인들도 인정하는 점이다. 그리고 파리에 살아본 사람이나 장기간 체류하며 여행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특히나 잦은 지하철 혹은 기차 파업은 어쩔 때는 변명처럼 보이기도...

그렇지만 한 개인이 어떤 문제를 인지하고, 그 문제를 곧이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비난'이 아닌 건강한 '비판'을 행하는 모습들은 어쩔 때 보면 참 존경스럽다. 특히, 프랑스에서 대학교와 대학원을 다니면서 한국과 달라 참 신기했던 점은 바로 수업 중에 교수와 학생 간에 자유로운 토론이다. 한국 학교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인데, 한국에서의 교육 방식이 대개 조금 더 일방적이며 주입식이고 권위적이라면, 프랑스에서는 그 방식이 좀 더 자유롭다. 물론 한국에서는 그런 방식을 아예 찾아볼 수 없거나 프랑스에서 교수의 권위가 없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렇지만 교수의 말에 동의하지 않으면 학생들은 수업 중에 손을 번쩍 들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교수는 그 학생을 경청하며 '함께' 토론하는 모습은 한국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프랑스 대학에서 처음 보는 풍경이었다.

아무튼, 어떤 것을 수동적인 자세로 받아들이지 않고, 문제가 발견됬을 때 이에 대하여 대항하는 이 레지스탕스 정신은 한국이든 프랑스이든, 전 세계 어디에서든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심리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들도 사실 이런 레지스탕스 정신이 필요하다. 심리적 아픔은 그 아픔마다 특정한 의미가 숨어있어 그 깊이나 종류는 참 다양한데, 그 다양한 아픔들의 공통점은 사실 바로 이러한 '저항' 정신의 필요성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물론 현실이 왜곡되어 자신의 아픔을 인지하기 어려운 경우는 문제 자체를 인식하는 것이 가장 급우선이지만 말이다. 또한, 여기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저항 정신'은 정신분석에서 이야기하는 내담자의 심리 치료에 대한 '저항'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병을 이겨내고자 하는 '주체'의 주체적인 노력을 말하는 것이다.

사실 심리적 아픔 뿐만 아니라, 우리는 일상에서 항상 어떤 문제점에 맞닥뜨리게 된다. 그 문제를 이겨내야만 한 개인의 '성장'이 가능한 것인데, 가끔은 그 무게가 너무나 무거워 버겁기만 하다. 하지만, 결국은 그것을 짊어지고 해쳐나갈 주체는 바로 '나'이다. 몸이 침투한 바이러스에 대항하여 싸우면서 열도 나고 아플 수 있지만, 결국은 그 순간을 대면하고 이겨내야 병이 낫듯이 우리가 맞닥뜨린 문제 앞에서 아무리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싸워 이겨내야 한다.

이 글을 마지막으로, 'résister' 라는 이 불어를 볼 때마다 내 머릿속에 자동 재생되는 노래 한 곡을 소개하고 싶다.

바로 프랑스에서 누구나 다 아는 유명한 국민 가수 '프랑스 걀 (France gall)'의 'résiste' 라는 노래다.

프랑스 걀의 노래들은 정말 다 좋아서 다른 노래들도 꼭 들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이 중, 내가 좋아하는 가사의 한 부분을 적고 해석해 보면서 이 글을 마치겠다.

(직역 및 의역 양해 부탁드려요.)

Résiste (맞서)

Prouve que tu existes (너가 존재한다는 걸 증명해봐)

Cherche ton bonheur partout, va, (너의 행복을 어디서든지 찾아, 가,)

Refuse ce monde égoïste (이 이기적인 세상을 거부해)

Résiste (맞서)

Suis ton cœur qui insiste (계속해서 끈질기게 요구하는 너의 심장을 따라)

Ce monde n'est pas le tien, viens, (이 세상은 너의 것이 아니야, 와,)

Bats-toi, signe et persiste (싸워, 사인해 (참여해), 그리고 굽히지 말고 계속해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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